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를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양육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유난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일레인 N. 아론의 『예민한 아이를 위한 부모 수업』은 이러한 고민을 가진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입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예민한 사람(HSP, Highly Sensitive Person)'에 대한 연구를 해왔으며, 이 책을 통해 예민한 아이들의 특징과 그들을 위한 최적의 양육법을 설명합니다.
예민한 아이란 누구인가?
저자는 먼저 '예민한 아이'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합니다.
단순히 까다롭거나 쉽게 짜증을 내는 아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더 섬세하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질을 가진 아이들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소음에 민감하거나, 옷의 태그나 특정한 촉감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정적으로도 깊이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타인의 기분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민한 기질은 단점이 아니라 하나의 특별한 특성입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흔히 '너무 예민하다'거나 '조금 둔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면서 이러한 아이들을 이해하기보다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아이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부모가 먼저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역할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에게도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양육 방식이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첫 번째로,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예민한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거나, 감정적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그 정도 일로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구니?"라고 반응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 상황에서 많이 속상했겠구나"처럼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아이가 자극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예민한 아이들은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불안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미리 파악하고, 조용하고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처럼 자극이 많은 장소에 가야 한다면 미리 아이에게 설명해 주고, 짧은 시간만 머물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세 번째로, 아이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들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며, 세상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을 부모가 먼저 알아보고, 아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글쓰기, 음악 등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감성을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습니다.
예민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해결 방법
예민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경쟁이 심한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를 쉽게 받으며, 지나치게 자신을 비판하는 경향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몇 가지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감정이 격해졌을 때 깊게 숨을 쉬는 연습을 하거나,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학교생활에서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이를 도와야 합니다.
예민한 아이들은 친구 관계에서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놀릴 때 단호하게 "나는 그런 말이 기분 나빠"라고 말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셋째, 부모 스스로도 예민한 기질을 이해하고,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민한 아이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가 조급해하지 않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점은 '예민함은 단점이 아니라 특별한 기질'이라는 저자의 말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흔히 '예민한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사실 예민함은 아이가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특성일 수 있습니다.
부모로서 우리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점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 기질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감정을 존중하는 대화법이나, 아이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부분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것은 곧 아이를 더 깊이 사랑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보다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